제목 : 우리별
일시 : 2017년 1월 19일 ~ 22일
장소 : 동승아트센터 동승소극장
희곡 : 시바 유키오
번역 : 이홍이
연출 : 신명민
출연 : 박기덕, 김수아, 이새롬, 임영우, 조하나, 조용경, 허진, 김희진
제작 : 창작집단 라스
후원 : 서울문화재단, 서울시
연극 <우리별>을 보기 전, 지구와 달 등 행성을 의인화해 지구의 탄생과 소멸이라는 수십억 년 시간을 다뤘다는 개요를 보면서 뉴스테이지(NEWStage) 선정 지원이 아니면 작품으로 옮기기가 쉽지 않으리라고 봤다. 연극으로 어떻게 표현할지 좀처럼 상상이 가지 않았고 특히 무대가 궁금했다. 하지만 막상 보고 나면 생성과 소멸이라는 우주의 원리에 인간사를 빗대 지구를 주인공 삼아 주변의 작고 소중한 가치를 일깨우는 작품이라 과학 지식이 없어도 불편하지 않다. 작품 자체로 친절하고 따뜻하며 위트가 넘친다.
일본 대표 희곡상 '기시다 구니오 상'을 받았다는 젊은 작가 시바 유키오의 국내 초연작인데, 원작 희곡은 어떨까 싶을 만큼 우리말을 언어유희로 유쾌하게 풀어냈다. 디제잉 부스를 설치하고, 영상을 틀지만 텅 빈 무대에 배우들이 나와 군무를 통해 넓게 활용하는 방식이라 제작비에 구애받지 않아도 좋을 듯하다. (지원 예산을 알 수 없지만 무대나 소품만 보면 <전화벨이 울린다>, <손님들>에 비해 단출하다. 단순비교는 어렵지만 재공연을 올리기에 좋은 무대 여건인 건 맞다.)
대학 동문끼리 뭉친 ‘창작집단 라스(LAS)’는 젊은 극단답게 소재 선택 등 여러 면에서 자유롭고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다. 요사이 극단 신세계 등 눈에 띄는 젊은 극단들이 시대유감을 주로 풀어내는 데 비해 라스는 조심스럽게 접근하면서도 유쾌하고 발랄하다. 뉴스테이지 선정 4작품 가운데, 기대치나 완성도를 떠나 ‘새로운 예술 흐름을 선도하는 젊은 예술가의 창작역량개발과 작품개발, 공연발표’를 지원한다는 행사 취지에 가장 잘 어울리는 작품이다.
비트를 타고 랩을 하는 방식이 요즘 젊은 관객에게 익숙할 수도 있고, 비트를 잘게 쪼개(?) 읊조리는 대사가 우주의 방대한 시간 흐름을 압축한 작품으로 동떨어진 방식은 아니지만 기대나 노력만큼 효과가 거두었는지는 고민스럽다. 다만 우주학 관련 소재로 랩을 한다는 게 래퍼들도 쉽지 않을 도전인데, 배우들이 부담스러워 한다기보다 즐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연기력도 좋고 단역 없이 모든 배우들이 고루 비중 있는 역할을 맡는 방식도 좋다. 열정과 끈끈함이 한파가 몰아치는 광화문 광장에 블랙텐트를 칠 수밖에 없는 열악한 연극판에 따뜻한 활기를 불어넣길 바란다.*
오른쪽 첫 번째, 연출 신명민
사진츨처 - 창작집단 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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