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를 써주기로 했으나 여차저차 해서 보지 못한 작품입니다. 보지 않고 리뷰를 쓴다는데, 참... 기사를 보고 유추해서 쓴 글이지 싶습니다. 적어도 남의 글을 베끼지는 않았는데요. 3년이 다 되어가는데, 지금 생각해도 좀 미안합니다. 이 작품이 보지 않고 쓴 가짜 리뷰로는 처음이자 마지막이길 바랍니다.
‘사실적으로 간다’ 연극시리즈와 ‘거울공주 평강이야기’를 선보인 공연제작사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의 대표작 <우리 노래방 가서 얘기 좀 할까?>! 우리나라 밤 문화와 방 문화를 선도하는 노래방, 남과 여, 술과 노래라는 키워드는 동일하지만 룸살롱과는 언어의 국적부터가 다른 다분히 서민적인 고유명사인 노래방! 미아리고개에 위치한 아리랑아트홀에서 펼쳐지는 이 공연은 성북구 주민들이 연극을 사랑하는 그날까지, 다 볼 때까지 간다! 는 모토(보통 공연이 없는 월요일 8시 공연은 50% 할인된 가격인 1만원으로 볼 수 있고, '주부티켓'이라 하여 주부 4명이 모이면 2만원으로 볼 수 있다)답게 서민들의 복작복작한 이야기를 다룬다. 돈이나 이권을 전제로 하는 접대 문화의 장이자 권력의 소통과 나눔의 장인 룸살롱의 여유롭고 걸판스러운 자리를 부러워하며 대리만족으로 노래방을 찾기도 한다. 하지만 노래방에서 목 놓아 한풀이를 하는 동안 룸살롱의 가식과 허위는 없지 않은가 말이다. 이 작품은 노래방이라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사랑과 소통에 대한 이야기다. 대화를 피하기 위한 장소로 설정된 노래방과 그 속의 인물들을 통해 관계에 대한 거리감을 되짚어볼 수 있는 기회라는 말에 동의를 한다.
사람과 사람사이 서먹해진 거리를 좁혀보려는 시도는 쉽지 않지만 이들의 어색해진 관계는 노래를 부르는 동안, 또 묵묵히 듣는 동안 흥이 실린 가락은 소통의 가능성을 열어 둔다. 연극을 보고 난 뒤, 묵묵히 속으로 앓고 끓이고 오해하고 화내는 대신 세상에 목소리를 증폭시키는 마이크 앞에 설 준비가 되었는가? 그리하여 자신만의 얘기를 세상에 전달할 각오를 하였는가? 매일 밤, 우리는 목울대에 핏대를 세우고 성대 결절에 고생할망정, 마이크를 놓지 않는 이들을 위해 탬버린을 들고 추임새를 넣어줄 준비를 해야 한다.
익숙한 공간과 개념을 무너뜨리는 독특한 발상과 객석과 무대의 경계를 허무는 작업 역시 소통을 암시하는데, 이는 연극을 일회적 볼거리에 그치지 않도록 삶에 개입을 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읽힌다. 사실 이런 시도가 <노래방>만의 방식은 아니나, 재미가 곁들임 정도가 아닌 항상 새로운 시도를 위해 늘 온몸으로 ‘간다’는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의 작품이니만큼 그 시도가 가진 힘이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 2시간 가까이 젊은 연극 집단이 쏟아내는 열의에 박수를 보낸다.*
사진 출처 - 극단 공연배달서비스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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