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제목 : 김덕수의 전통연희상설공연 ‘판’
◆공연일시 : 9월 19일 (토) 오후 4시
◆공연장소 : 광화문 아트홀
◆공연장르 : 전통 연희
◆출연배우 :
한국의 대표적인 관광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는 워낙 유명한 공연이라, 되레 오히려 김이 좀 빠지지 않을까 싶었다.
모둠 공연이라니, 자칫 ‘맛보기 공연’에 그치지 않을까 싶은 우려였다. 이런 의문은 한류 공연으로 오픈 런 중인 넌버벌 퍼포먼스 공연들을 보면 세계를 지향한다는 의미가 단순하고 쉬운 스토리, 코믹한 설정, 난이도 높은 춤 혹은 묘기에 그치는 경우를 봐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통이 붙는 연희라면 뭔가 제대로 된 게 아니면 ‘메이드 인 차이나’가 붙은 조잡한 관광지 상품 격을 넘지 못하지 싶었던 것이다. 허나 말만 이렇지 정작 한국인인 나부터가 잘 모르는 판에야 할 말이 있겠냐만, 그래서 외국인이나 다를 바 없는 내가 바라기는 제대로 된 맛을 봤으면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작년 9월부터 시작하여 어느덧 100회를 넘겼을 때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관객들에게 복을 비는 전통 굿 형식의 길놀이 ‘축원’, 우리 북의 우리 소리에 귀가 제대로 뜨인 북의 향연 ‘일고화락’, 춘향가의 사랑가 대목 못지않게 유명한 심청가 중 심봉사 눈뜨는 대목을 멋들어지게 보여준 ‘판소리’, 그리고 가장 기대를 했으며 또 우려를 하기도 했으나, 사물놀이는 그 기대를 완벽하게 채워준 무대였다.
가을이라 더욱 좋은 세상의 모든 기운을 북돋는 삼도농악가락, 그간 선술집 어설픈 젓가락 장단으로 귀에 익은 한오백년, 뱃노래 등 민초들의 애환을 담은 노래를 제대로 들려준 희로애락, 마지막으로 관객들과 호흡이 돋보이는 광대들의 한 판 제대로 된 놀음판인 판놀음은 외국인뿐 아니라 우리에게도 우리 것과의 거리를 한껏 힘주어 쑤욱 당긴 멋진 자리였다.
물론 이 공연으로 우리 전통연희의 모든 걸 알 수는 없을 것이다. 전통연희상설극장으로 광화문 아트홀이 최초라니, 한편으로 부끄럽기도 하고 대단하기도 하고 그렇다.
잘 짜인 무대라서 막간 조절을 해가면서, 또 자막 넣어가며 다양하게 공연을 맛볼 수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역시 하늘 높은 가을 하늘 아래서 햇빛을 조명삼고 땅을 무대 삼는 사방으로 기운이 뻗치는 공연이 우리 것으로 최고지 싶다.
앞으로 시골 장터라도 들르게 되면 우리 공연 판에 엇갈린 머리통 사이로 기웃기웃하며 열심히 들여다봐야겠다. 그때라면 그날 미처 입안에서 맴돌다만 얼씨구, 좋다, 예쁘다, 잘한다, 라는 추임새가 절로 나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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