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윤광진의 [세자매]

구보씨 2015. 10. 30. 16:36

제목 : 세 자매

일시 : 2015.10.30.~11.8

장소 : 서강대학교 메리홀 대극장

원작 : 안톤체홉

역/연출 : 윤광진

배우 : 황연희,이은정,신정원,홍원기,곽수정,서상원,이동근,차진혁,한덕호, 황재희,이슬비,홍아론,이승헌,이선,장근영,최숙경

주최 : 극단 공연제작센터, 서강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윤광진 연출이 이끄는 극단 공연제작센터 배우들이 나섰다. <못생긴 남자>와 <황금용>을 통해 연출력과 작품성을 인정받은 그는 신인 배우를 발굴해 좋은 성과를 거둔 바 있다. 간결한 구조와 무대를 활용해 나름의 소극장 작품이라 가능한 부분이기도 하다. 윤광진 연출은 올해 국립극단 선정으로 명동예술극장에서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을 올리면서 중극장 무대에서도 좋은 평을 받았다. 명동예술극장은 극장 환경, 제작 지원 등 연극 무대 한국 최고 수준을 유지하는 곳이다. 그에 힘입었을까, 중극장 메리홀에서 <세자매>를 올린다. 


아무려나 <리어왕>이 격정이 담긴 사건이 중심이라 몰입도가 높이기에 좋은 반면 <세자매>는, 체홉의 작품이 대체로 그렇지만, 이렇다 할 사건 없이 일상을 나열하는 방식이라 쉽지 않은 선택이기는 하다. 하지만 그래서 해석의 여지가 많은 만큼 연출이라면 누구라도 욕심을 내는 편이다. 그중 <세 자매>는 <갈매기>, <벚꽃동산>, <바냐아저씨>까지 이른바 체홉의 4대 장막으로 꼽히는 작품 중에 상대적으로 한국 무대에 자주 올라가는 편은 아니다. 중견 연출가로 자리매김을 했지만 도전일 수 있는 무대인 셈이다.

 

사각의 무대를 비워두고 간간히 꼭 필요한 소품만 무대 위에 놓고 펼치는 배우 연기 위주의 공연 방식은 윤광진만의 고유 연출 방식은 아니지만, 여전하다. 객석 위치가 사각이 아니어도 부러 배치했나 싶게 무대 왼쪽을 가리지 않고 터서 무대에 필요한 소품을 배치해 공연 시간 단축, 동선의 이점 외에도 부엌 혹은 거실 등 다양한 상상력을 부여해 극장을 매우 넓게 활용하는 장점이 있다.


 다만 프리뷰에 해당할 수 있는 첫날 공연이라 배우들 사이 합이 익지 않아 동선이 길고 넓은 장면에서는 어색함이 살짝 묻어나 몰입이 흐트러지기도 한다. 의도치 않게 주목을 끌다보니 섬세함 대신 다소 산만하다는 인상을 주는 편이다. 세 자매 사이 비슷한 듯 달라야 하는 간격도 다소 좁은 듯 하고, 이슬비 배우가 연기한 나탈리아는 전형적이긴 하나 튀는 경향이 다소 심하다.

 

쉬는 시간 없이 몰아붙이는 데에는 극중 분위기가 끝까지 유지하려는 과감한 선택으로 보인다. 이렇다 할 무대 전환이 필요 없기도 하다하지마 초연이 아닌 어느 정도 정돈된 이후 공연을 봤더라면 완성도가 다를 여지가 있다. <세 자매>를 올리는 일은 연출, 배우 누구도 쉬운 일은 아니다. 공연장 자체 드러난 뒷벽까지 극장을 넓게 쓰는 방식은 사이사이 채울 여지가 많아 좋았다.*


사진출처 - 극단 공연제작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