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건너 언덕 저편에] 대한민국 전통연희축제 신명나는 한 판!
'전통문화의 미래가 열린다. 새로운 한류를 이끌어갈 주역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2009대한민국전통연희축제. 9월 16일부터 20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을 찾는 관람객들은 국보급 명인들의 명품공연, 현대적 감각의 창작 공연, 한·중·일 초청공연 등 총 80여 편의 다양한 공연들을 한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다. 아울러 가족단위 방문객들을 위한 전통문화 체험교육 프로그램은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우리 문화의 맛까지 넉넉하게 느끼게 해 줄 것이다.'
제 3회 2009 대한민국 전통연희축제 소개글입니다. '연희자의 뛸판, 관객을위한 놀판, 모두가 살맛나는 한판'으로 열린 축제는 공연 61종(83회), 체험 및 교육50종(130회)으로 문광부가 야심차게 준비한 행사이지요. 해외 초청공연으로 일본의 제의 탈춤인 ‘이세카구라’, 쓰촨성 천극 팀의 오리지널 ‘천극’ 공연, ‘숭명 삐엔딴시’ 등 한.중.일 3국의 가면극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자리여서 좋았습니다. 극장 안팍을 잘 활용하기도 했구요. 그런데 이후 축제 소식은 없군요. 나름 3회 이상 끌어왔는데 말이죠. 진득한 문화축제는 요원한 걸까요? [2012.07.31]
제목 : 강 건너 언덕 저편에_대한민국 전통연희축제
축제기간 : 2009/09/16 ~ 2009/09/20
공연시간 : 2009/09/20(토) 오후 1시 / 오후 6시(2회 공연)
장소 :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
출연 : 극단 집현集賢
주최 :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 대한민국 전통연희축제
9월 16일부터 20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여기저기에서 열린마당, 체험마당, 풍류마당 등에서 2009년 대한민국전통연희축제가 펼쳐졌다. 그중 <강 건너 언덕 저편에>은 창작연희공모선정작으로 1300년 만에 부활한 백제 탈들이 다시 살아나 신명나게 한 판 흥을 돋우는 공연이다. 612년 백제의 음악가이자 무용가인 미마지가 일본으로 건너난 이래 한반도에서 사라진 백제 탈춤을, 극단 집현이 일본에 전해오는 백제 탈 관련 기록을 토대로 백제 탈을 재현해 백제 전통 악기 연주와 함께 굿판 형식으로 새롭게 창조한 창작극이다.
전형적인 극장 형태로 프로시니엄 무대는 객석을 제외하고는 막힌 벽이지만, 굵은 천을 발처럼 늘인 벽은 마당놀이가 그렇듯이 굳이 그 속을 숨기려고 들지 않는다. 열린 무대라는 특성은 무대 좌우에 풍물, 사물, 모듬북, 관악, 현악 등 우리 전통 악기 연주와 연기를 유기적으로 연동하는 대목에서도 잘 드러난다.
하늘의 천녀는 땅의 사냥꾼에게 끌려 하늘의 만류에도 땅으로 내려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평화로운 나날을 보낸다. 그러나 천녀의 미모를 탐한 이웃에게 납치된 이후, 돈에 팔려 타락한 노승, 왜왕, 대륙의 외세인 외세대왕에게 유린을 당한다. 그러다 천녀를 구하러온 자식들을 구하려다 죽음을 맞이하고 만다. 결국 하늘을 지키는 사자와 수문장의 도움으로 외세대왕을 물리치고, 천녀의 넋을 달랜다.
왜왕, 외세대왕의 일화에서 보듯이 천녀의 운명은 외침에 시달린 한반도의 역사, 민초들의 삶을 상징한다. 분명 가슴 아픈 비극이나, 풀어가는 방식이 슬픈 감성을 북돋는데 치우치지 않고, 특유의 해악과 넉넉함으로 덤덤한 듯 희망을 노래한다. 천녀의 넋을 달래는 몫은 무대 위에 탈을 쓰지 않고 등장하는 무당의 굿으로 대신한다. 다만, 현대적인 감성으로 해석하여 신세대 춤 동작을 선보이거나 하는 대목은 그 노력과 의도를 모르지는 않으나, 그리 어울리게 보이지는 않았다.
워낙 우리 것에 젬병인 탓도 있지만, 극단 집현의 능숙함과 노련함에 세련미를 보탠 우리 공연은 우리 가락, 우리 춤이 뮤지컬로 붐을 이루는 외국 공연이나 현대극에 미치지 못할 바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확실히 신명이 넘친다, 는 말은 이럴 때에 쓰는 말이다. 시각장애가 있는 관람객들이 누구보다 크게 추임새를 넣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눈과 귀가 두루 흥겨운 마당이다.*
사진출처 - 극단 집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