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관 선생님 헌정 공연] 한국 재즈의 산 역사를 보다
강대관 선생님 헌정 공연이라니, 정말 운좋게 찾아간 공연이었습니다. 재즈파크는 매달 한 번씩 재즈공연으로 사회공헌을 하는 동일레나운 기업에서 진행하는 무료 공연입니다. 1000원 정도 받는 실비도 참여 독려 차원이라고하더군요. 이전까지 재즈를 제대로 볼 기회도 없었고, 당연히 제대로 알지 못했는데 이날 공연에서 대한민국 재즈 1세대들의 공연은 정말이지, 왜 재즈인가? 그리고 왜 재즈는 라이브인가?를 톡톡히 깨달은 날입니다. 제대로된 충격을 받고 왔지요.
당시 공연 실황과 재즈 1세대의 삶을 담아 <브라보! 재즈라이프>(http://blog.naver.com/bravojazz)라는 멋진 다큐멘터리가 제작되기도 했습니다. 이분들의 이야기는 요 사이 통 가보지 못했는데요. 내년에는 종종 가볼 참입니다. 카페(http://cafe.naver.com/jazzpark/)에 가셔서 신청하시면 됩니다.
"여러분은 오늘 10년에 한 번, 100년에 한 번 있을까말까한 행운을 잡으신 겁니다."
CMG(Culture Marketing Group) 김묘한 대표의 인삿말이 헛바람든 과장일줄로만 알았다. 약속된 1시간 30분을 넘어 2시간을 꽉 채운 <강대관 선생님 헌정 공연>을 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88회 재즈파크 공연은 김대표의 말처럼 8이 두 번 겹친 실로 행운의 공연이었다. 고작 가벼운 모던 재즈를 라디오, 시디로나 듣던 나에게 이날 공연은 말 그대로 충격이었다. 이날 15명 재즈 올스타의 면모는 몇몇의 젊은 세대를 제외하고는 경로당을 방불케 했다. 하지만 바로 재즈의 힘이란! 이건 빔벤더스의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을 실제로 재현한 듯한 착각에 빠져 있었다. 재즈계의 대모 박성연이 'All Of Me'를 부를 때에는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의 오마라 포르투온의 재현을 보는 듯 했다.
강.대.관이 힘차게 불러대는 장난감 크기의 포켓 트럼펫은 그의 60년 재즈 인생을 정말 제대로 이야기해주었다. 그 작은 악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재즈의 '아우라' 앞에서 나는 그저 온몸으로 고스란히 받아내며, 마치 신흥종교에 빠진 광신도들처럼 얼이 빠져 박수를 보내고 있었을 뿐이다. 재즈 1세대라고 불리는 분들의 면면을 비로소 확인한 즈음, 그 동안 그분들에 대해 무지하고 몽매했던 것을 반성하게 되었음은 물론이고, 재즈란 늘 현실의 음악, 세대와 종교와 시대를 넘어서 늘 현재, 지금으로 존재하면서 우리의 가슴을 울리는 음악이라는 것을 제대로 몸으로 배운 자리였다.
재즈의 초보치고, 마치 10톤 트럭에 들이받힌 듯 너무 강렬한 체험을 한 터라, 뭐라고 내 속을 정리해야 할 지 모르겠지만, 뒷방 늙은이도 아니요, 젠체 폼이나 잡으며 훈수를 하는 것도 아닌 이분들이 보여주는 그 놀라운 경지에, 그 놀라운 실력에 그저 앞으로 이 분들을 만날 기회가 제발 한 번 더 주어지길 바랄 뿐이다. 신관웅의 말처럼 MR. D. K의 팔순 구순의 흥겨운 잔치가 이곳, 재즈파크에서 꼭 성사되길, 꼭 참석할 수 있길 정말 기대하고 간절하게 기도한다. 재즈의 현장성과 서로 연주를 주고 받는 모습이 꼭 우리나라 판소리나 마당극을 보는 듯 했는데, 절정은 서로 통한다는 말을 실감했다. 즉흥적으로 주고 받는 그 호흡의 향연은 정말 현장이 아니면 알 수 없는 즐거움이다.
신관웅 피아노 바로 뒤에서 공연을 감상해서인가, 피아노와 콘트라베이스와 드럼이 넉넉하게 받쳐주는 힘 역시 오롯이 배웠던 자리였다. 그날의 흥겨움이 불면의 밤을 보내는 요즘, 좀처럼 가시질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