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혼Inner Object_디지로그 무브먼트] 10년을 내다본다면
제목 : 심혼Inner Object
기간 : 2011년 07월 22일 ~ 2011년 07월 24일
장소 : 대학로 예술극장 3관(구 상상나눔씨어터)
안무/무용 : 장원정
영상 : 조 하
제작 : 다이노Dainno
상호작용을 의미하는 인터렉션이 가장 활발한 분야는 예술보다는 광고 쪽으로 보인다. 영상과 실제가 하나로 엮이는 방식은 실제 쇼케이스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사람들에게 소구한다. 다시 말해 인터렉디브 아트(Interactive Art)를 두고 그 형식만 두고 실험적이라 부를 시기는 지났다는 의미이다. 여전히 그 방식이 생소한 편이지만 앞으로 그 쓰임새는 일상에서 흔히 보게될 것이다. 그 방식을 얼마나 작품 의도에 맞게 구현하는가,를 두고 얘기할 부분이다. 도리어 공연에서 "영상의 과도한 사용"은 그 융합의 미묘한 결합이 낳는 뛰어난 환기와, 또 앞서 얘기한 광고 등 일상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홀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다이노의 심혼Inner Object은 작품이 담으려는 의도와 다르게 구현 방식은 익히 기존 무대와 객석의 구분을 나눈 방식으로 고전적이랄지, 큰 틀을 벗어나지 않는다. 이미 인터렉티브 아트는 관객의 참여를 능동적으로 요구하면서 거리를 비롯해 다양한 방식으로 실험을 해나가고 있다. 사실 이런 실험마저도 영상 기호가 가진 특성과 그 쓰임새를 떠올리면 딱히 새로울 것도 없기도 하다. 이미 작은 휴대폰으로 모든 일상이 가능한 시대가 아닌가, 말이다.
2010 도깨비어워드(Dokkaebi Award) 당선작이며 다원예술 지원작(실험적예술 및 다양성 증진 지원 선정작이라는 긴 표현을 압축하면 그러하다. 다원예술이란 용어를 두고 여전히 논란이 있기는 하다.)인, 요 사이 가장 눈길을 끈 작품인 심혼의 중심을 잡는 건 역시 영상보다 안무가 장원정이고 그녀의 연기에 많은 비중을 둔 작품이다.
혼의 존재는 의식의 중심인 자아(나)가 마음대로 꾸며낸 작품이 아니다. 그것은 나를 능가하는 내안의 어떤 것, 그 자체로서 나와는 상관없이 움직이는 완전한 타자이며 하나의 객체 정신이다. 본 작품은 이러한 심혼을 자아의 의식과 분리 시켜 의식과 심혼 사이의 충돌과 갈등을 표현한다.
심혼의 의도를 정리한 대목이다. 차가운 2차원 영상으로 구현한 ‘나’와 무대 위 실제로 등장한 뜨거운 3차원 실제 ‘나’가 교집합을 만드는 과정은 성질이 다른 두 존재가 하나가 되는 과정인 동시에, 영상의 반복 영상에 비해 점점 뒤처지고 땀을 흘리고 박자를 맞추기에 급급한 무용수가 빚는 이질감은 실제와 영혼의 성격을 형식적으로 잘 살린 듯하다.
세련된 영상이 주는 다양한 볼거리 외에 작품의 의도는 그 정도 쯤으로 확인했는데, 작품에서 몸과 혼의 분리 혹은 혹은 분리된 몸과 혼의 결합이 볼거리 외에 실제로 몸과 혼의 이분법적인 구분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이나 답은 없다. 포착된 영상은 투사물에 그칠 뿐 어떤 변화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사실 그 진지한 질문을 던져야 하는지도 의문이다.
완성도가 낮다는 의미는 아니다. 냉정하게 말하면 다원예술을 보는 평가 기준이라는 게 무의미하다는 생각을 하는 편이기도 하다. 우선 익숙지 않은 근육을 사용하듯이 접근이 조심스러운 부분이 분명히 있다. 아무려나 오랜 연습 과정을 거쳐 안무 위에 입힌 세련된 영상은 멋지게 조율을 한다.
하지만 육신과 영혼을 이분법적으로 다가가서 해석하는 방식은 좋은 착상이지만, 배우와 영상의 조합이라는 점에서 다소 손쉬운 선택으로도 보인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이 뛰어난 성과를 보이려면 10년 쯤 뒤에 완성을 염두에 두고 매년 같은 영상을 바탕으로한 작업물을 내면서 점차 나이가 들어가는 무용수와 여전히 젊은 영상 사이 그 간격과 이질감을 살리는 작업이라면 좀 더 몸과 영혼 사이 의미를 보여줄 지점이 생기지 않을까 한다.
대학로예술극장 3관은 객석마다 단 차이가 낮아서 시야 방해가 심한 편이라 좋아하는 극장은 아니다. 심혼을 연기하기 위해 무대 앞쪽으로 영상막을 배치하고 또 주로 공연이 막 아랫쪽, 즉 배우와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막 하단을 주로 사용하면서 작품에 집중하기가 힘들었다. 극장과 조율이 잘 맞았다면 좋았을 것을. 아쉬움이 남는다.*
사진출처 - 다이노